칼럼 4

밥값 하는 의회

얼마 전 한 도의원이 자신의 SNS에 보수 명세서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보수는 의정활동비 150만원, 월정수당 325만원을 포함해서 475만원. 연봉 5700만원 수준이다. 물론 여기에는 국민연금, 건강보험 부담금 등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공개된 의정비에 대한 평가는 생각보다 적다는 의견부터 하는 일에 비해 과하다는 지적까지 제각각 엇갈렸다. 의정비에 대해 불편한 시각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은 밥값 못하는 도의원들이 많다는 최근 도민정서와 맞닿아 있는 것으로 본다. 6월 말 도의회 개원 1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김태석 도의회 의장은 '지난 1년은 부끄러움의 연속이었다'고 깜짝 고백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의회 개원과 함께 터진 신화역사공원 하수처리 행정사무조사 무산, 국제관함식 반대결의안 자진철회, ..

칼럼 2023.04.11

원더풀TV와 상설정책협의회

정치인 유튜브 시대가 열렸다. 요즘여의도에서 이름 있다 싶은 정치인들은 유튜브 방송 채널 하나씩은 갖고 있다. 한 시사주간지에 따르면 현역국회의원 70%가 유튜브 계정을 운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더불어 민주당은 내년 총선 공천심사에서 유튜브 활동 실적을 반영한다고 할 정도다. 구독자 수, 조회 수가 정치생명을 좌지우지하는 잣대가 되고 있다. 유튜브 방송을 잘 만든다고, 정치도 잘한다고 생각하는 상식적 국민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정치인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유튜브는 보고 싶은 것만 골라 볼 수 있다는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적속성이 있다. 그만큼 지지자 결집과 외연 확장이 쉬운 탓에 정치인 유튜브 채널들은 달콤한 유혹에 빠지기 쉽다.자극적인 ..

칼럼 2023.04.11

행정시장 직선제의 시차적 딜레마

지난 3월 말 정부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법률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올 연말쯤 국회 심의 의결 절차가 끝나면 30년 만의 전면 개정인 셈이다. 비록 작년에 분권 개헌이 무산됐지만 문재인 정부의 '멈출 수 없는 자치 분권' 의지만큼은 높게 평가하고 싶다. 그럼에도 도민으로서 이런 상황을 지켜보는 복잡 미묘한 심정을 부인할 수는 없다. 개정안에는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운용·보완시킨 '자치 특례'들이 다수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주민조례발안제 도입, 주민소환·주민소송 청구요건 완화, 주민자치회 설치 근거, 지방의회 전문성과 독립성 보장 등이다. 특히 특별자치도 연착륙에 필요한 6단계 제도 개선안이 2년 반 넘게 정부의 무관심과 형평성 논리에 막혀 대책 없이 유보되고 있다. 문재인 정권에게 제주는 분권의 실험장..

칼럼 2023.04.11

이기적 관광과 포스트 제주

이기적 관광과 포스트 제주 얼마 전 방송인 홍석천이 이태원 경리단길에 있는 자신의 카페 두 곳을 폐업하면서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이 화제가 된 적 있다. 한때 경리단길은 거리 자체가 브랜드였을 정도로 핫 플레이스의 대명사였다. 청년 창업자들의 열정과 아이디어가 넘쳐났고, 호주머니 가벼운 예술가들의 콘텐츠와 스토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방송, 인터넷,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보고 몰려든 사람들은 또 다른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눈덩이 효과(Snowball Effect)를 일으키면서 가파르고 후미진 남산자락 뒷골목을 거대 상권으로 성장시켰다. 전국에 경리단길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한 ○○리단길이 우후죽순 생겨날 정도였다. 그랬던 경리단길 명성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위기의 원인은 젠트리피케이션. 낙후된..

칼럼 2023.04.11